일본에는 토끼들이 주인인 섬이 있다. 히로시마현에 있는 오쿠노시마섬이 바로 그 섬이다. 구레라인을 타고 히로시마에서 마하라시 방향으로 타고 가면 다다노우미라는 작은 역이 나타난다. 여기서 내려 걸어서 선착장에 가면 배를 타고 오쿠노시마섬에 갈 수 있다. 배를 타는 시간은 15분 정도 걸린 것으로 기억하는데 별로 오래 걸리진 않는다. 기차를 타기에는 라인이 다르고 시간이 너무 오래 지체되어 차를 몰고 갔는데 시골길이다 보니 차가 많이 없어서 좋았다. 아무튼 표를 사고 근처 카페에서 음료수를 사서 마시면서 기다렸다. 드디어 배가 도착하고 바닷바람을 맞으며 토끼섬에 도착했다. 가자마자 수를 셀 수 없을 정도의 토끼가 관광객들을 반겨주었다. 근처 기념품가게에서는 토끼의 간식거리를 팔았다.
뭐 얻어 먹을께 있나하고 몰려드는 토끼들이다. ㅋㅋ 어찌나 귀여운지 아기토끼, 아빠토끼, 엄마토끼 할 것 없이 총출동했다. ㅋㅋ
토끼들이 순해서 그런지 서로 싸우지도 않고 나눠주는 음식을 사이좋게 먹는다.
엄마토끼와 나온 아기토끼 ㅋㅋ 너무 귀엽다 가와이 ^^
섬에 난 길을 따라 걸어가다 보면 지어진지 조금 오래되어 보이는 호텔이 나오는데 이곳 1층 로비 음식점, 매점(?), 카페(?)에서 팥빙수를 팔고 있었다. 날씨가 더웠던지라 빙수 하나를 시켜서 둘이서 나누어 먹었다. 빙수 모양도 토끼 귀 모양으로 데코가 되어 있었다.
평일이라 사람이 많이 없어서 고요한 길을 걸을 수 있었다. 이런 저런 생각도 하면서 오랜만에 즐거운 산책을 한거 같다. 여기는 초입보다는 토끼수가 적지만 안 보이지는 않는다. 어디든 있다. 천적이 없어서 그 개체 수가 점점 늘고 있다는데 언제까지 늘어날지는 모르지만 평화롭게 뛰노는 토끼를 보니 마음에 평화가 깃드는 한 느낌이 었었다.
조금만 섬 외곽을 따라 걸어가다보면 예전 일제시대때 지워진 건물을 볼 수 있는데 예전 발전소가 위치하던 건물이었다. 사실 여기는 평화로운 토끼와는 다르게 독가스 실험실이 존재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 실험의 대상이 토끼였고 일본의 종전과 더불어 토끼들은 방사가 되어 방치되었고 이렇게 그 수가 늘어났다는 설이 있지만 토끼가 많아진 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확인된 사실은 없다. 하지만 토끼가 과거 실험용으로 있었다는 건 사실이라고 한다. 겉과 다르게 참으로 비극적인 역사를 가지고 있다.
발전소 건물이 있었던 건물이다. 지금은 오랜 세월이 흘러 을씨년스럽게 덩그라니 있다.
낮이라도 혼자가면 귀신이 나올꺼만 같은 분위기다. ㅡㅡ;
오쿠노시마섬은 외국 관광객들이 오기에는 비교적 유명하지도 않고 공항이나 도시에서 시간이 좀 걸려 많이 찾지는 않습니다. 나도 일본 친구를 통해 알게 되어 가게 되었는데 일본에 다른 볼거리가 많으므로 추천할 정도는 아니지만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너무 흔한 관광지가 식상하다면 한번쯤 와 볼만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섬에 호텔도 있으니 가족단위로 1박2일 정도 머물면서 구경하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아이가 있다면 역사 교육도 될 것 같고요. 아무튼 오랜만에 느껴보는 평화로운 산책이었습니다.